생명의 존재감
생명의 존재감은 정말 대단하다.
나는 그것을 오늘 확실히 느꼈다.

회사 책상에 꽃아놓은 꽃 사이로 뭔가 툭 하고 움직이길래 봤더니
내 새끼손가락만한 - 길이와 굵기가 모두 비슷한- 벌레가 있는 것이다.
으아아아아악!
나는 그 존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확실히 의식했다.

저렇게 큰 몸뚱이와 저렇게 많은 다리와 마디를 가지고 있었구나.
내가 주물주물 하면서 꽃잎들도 떼어내고 가지도 치고 했는데 어떻게 이제껏 몰랐지.
만진 거 아냐? 나도 모르게??

그나저나. 꽃을 좋아하지만 늘 거기엔 벌레가 있다.
고향에서도 그랬지. 아름다운 들꽃이 잔뜩 있어서 신나서 다가가면
노랑검정 줄무늬의 커다란 거미가 거미줄을 촤악 펼치고
"다가올테면 다가와 봐! 너도 저 벌레들 처럼 되어버릴 걸" 
의기양양하게 거미줄 가운데에서 나를 노려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스파이더맨이 그닥 좋지는 않다.  
by aoihey | 2009/08/20 18:34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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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ngomom at 2009/08/21 17:34
네 손이 조그마하긴 하지만 손가락 굵기의 벌레라니...상상만 해도 무서워!! 그렇게 커다란 아이가 어떻게 회사 책상위의 꽃에서 살았지? 방생해 주었니? ㅎㅎ
Commented by aoihey at 2009/08/21 18:17
아.. 오늘 한마리 더 발견했어.
방생은 커녕 덜덜덜 떨면서 휴지통에 버렸어 ㅠㅠ
우리 팀장님은, 약을 안뿌렸다는 증거다! 하면서 좋아하시던데.
자연은 무서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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