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구이
ㅇㄷ은 가끔 시간 약속만 잡는다.
그날 뭐하게? 물어보면 넌 뭐하고 싶어?
음.. 영화보고 오리 먹을까?
그건 담주에.
그럼 공원 갈까?
그건 별론데.
그럼 넌 뭐하고 싶은데?
글쎄. 뭐하지? ...
이런 식이다. 나는 뭐든 계획이 딱딱 되어있어야 맘 편한 성격이라 첨에는 너무 괴롭고 화가 났었다. 그럴 거면 약속을 왜 잡아?
이러다가 바람 맞는 건 아니겠지.
실제로 ㅇㄷ은 이렇게 약속을 잡고, 시간에 늦은 적이 몇 번 있어서(한두시간 정도) 나는 결국 너무 화가 나서 울어버린 적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옛날 일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이렇다.
토욜에 놀까? 
그래
너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영화볼까?
그건 담에. (여기서 감 잡고 더 안물어봄)
그래? 몇시에 볼래?
아 내가 너네 집앞으로 갈게.
그래. 그럼 토욜에 일어나면 전화해.(약속시간도 안잡음. 지가 알아서 오겠지.)
이러고 나는 적당히 토요일의 시간을 활용한다. 운동도 하고 책도 보고. 그러다보면 아무튼 오기는 꼭 오니까. 

... 이러기 까지 3년 걸렸습니다. 
근데 어제 만나서, 어디가는데? 물어봤더니 배고프니까 밥 먹으러 간다고 한다.
그러고 한 10분 뒤에야, 을왕리로 조개구이 먹으러 간다고 함.
그렇군. 
미리 말 좀 하지. 다행히 옷을 편하고 따뜻하게 입고 나왔으니 망정이지. 힐에 스커트였음 어쩔.. 
(ㅇㄷ의 답: 머 어때. 차타고 가는데.) 
암튼 좀 막히는 서울을 가로질러서 을왕리에 두시간 만에 도착. 
예쁘고 조그만한 바다를 보고. ㅇㄷ의 손을 잡고 신나게 걸어가다가 조개구이집 도착.
그리고 조개 먹었는데.. 
조개구이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했던 것이랑 매우 많이 맛이 다르다. 짜!!!! ㅠㅠ 
메인요리가 이렇게 짜서야. 사이드로 먹을 것도 없는데 이걸 어째 먹어요.  
큰 조개를 먹으면 괜찮을 거란 말에 먹었으나. 
역시 좀 짜고 게다가 알러지 반응까지 올라와서. 조개 뱉고 가글하고. 젓가락 놓았다. ㅠㅠ
칼국수도 역시나 짜고. ㅠㅠ 짠 음식은 못먹어.
게다가 비싸고. 시끄럽고. 안깨끗하고. 집에서 조갯국 끓여먹는 게 낫겠어... 

그러고 서울 돌아왔는데. ㅇㄷ의 말. 
배고파서 어떻게 하냐. 조개구이가 맛있었어야 하는데. 오늘 이벤트는 실패네. 
.....응? 
이제껏 이렇게 가는 게 이벤트였어??? 
아 귀여워라 ㅋㅋㅋㅋㅋㅋ 
다른 커플들을 보며 이벤트 따위는 왜 하냐고 뭐라고 했었잖아. 
생각해보니 이벤트 맞긴 하네. 나 모르게 어디 가서 놀래켜주는거? ㅋㅋ

난 ㅇㄷ이랑 예쁜 빨간 해랑 초승달이랑 바다 봤으니까 충분히 성공이라고 생각해. ㅋㅋ  
 
  
 
by aoihey | 2009/10/25 11:07 | 연애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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